지난해 한국은행이 7개 은행과 함께 예금토큰을 실제로 발행해 본 실험이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한강'입니다. 그 한강 프로젝트가 올해 2단계로 넘어가면서, 던지는 질문이 한 칸 더 구체적으로 바뀌었습니다.
1단계가 "예금토큰을 만들 수 있나"였다면, 2단계는 "그래서 실제로 쓸 수 있나"입니다.

한국은행의 CBDC 실험 '프로젝트 한강'이 2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예금토큰을 실제로 쓸 수 있는지(실사용성)를 검증하는 단계입니다.
참여 은행이 7개에서 9개로 늘었습니다. 기존 7곳(KB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농협·부산)에 경남은행과 아이엠뱅크가 합류했습니다.
실거래 테스트는 올해 하반기에 예정돼 있습니다.
1단계와 가장 다른 점은, 이번엔 은행 모바일뱅킹·계정계·이상거래탐지(FDS)·자금세탁방지(AML), 국고보조금 행정망까지 연결하는 '실전형 인프라'를 짠다는 데 있습니다.
1단계가 남긴 숙제 — "쓸 곳이 없었다"
2단계 설계의 출발점은 1단계가 남긴 한 줄 평가였습니다. "발행은 됐는데, 쓸 데가 마땅치 않았다."
1차 파일럿에서 예금으로 전환된 토큰 금액은 약 16억 4천만 원, 그중 실제 결제로 이어진 금액은 약 6억 9천만 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블록미디어)
전자지갑 개설률은 높았지만, 쓸 수 있는 가맹점이 부족했고 인증 절차가 복잡한 점이 한계로 지적됐습니다.
즉, 1단계는 '만들 수 있다'까지는 보여줬지만 '일상에서 돌아간다'는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2단계는 정확히 이 숙제를 겨냥합니다.

2단계의 응답 — '발행'에서 '생활'로
2단계는 예금토큰을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실제 금융생활에 필요한 기능까지 넓힙니다. (전자신문 2026-05-21)
이자 지급 · 현금영수증 발급 · 정기 자동결제(CMS)가 들어갑니다.
여기서 '이자 지급'은 CBDC 자체에 이자가 붙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은행이 발행·관리하는 예금토큰 서비스 안에서 이자를 관리하는 기능에 가깝습니다.
지문 생체인증, 예금↔예금토큰 자동 전환, 개인 간(P2P) 송금 기능이 새로 추가됩니다. 1단계에서 지적된 '복잡한 인증'을 직접 손본 것입니다.
사용처는 편의점 체인과 협업해 사실상 전국 단위로 넓혔습니다.
국고보조금·디지털 바우처 연계도 핵심입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 같은 사업에 예금토큰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목적 외 사용을 막고 집행 과정을 실시간 추적하는, 이른바 '프로그래머블 머니' 실험입니다.
이 목록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전부 '발행 다음'에 필요한 기능입니다. 세무 증빙, 반복 납부, 정산, 추적 — 돈이 실제로 돌기 위한 운영 기능들입니다.
봐야 할 핵심 — 2단계는 '운영 인프라'의 시험대입니다
1단계가 예금토큰의 기술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격이었다면, 2단계는 은행 계정계·이상거래탐지(FDS)·자금세탁방지(AML)·국고보조금 행정망까지 연결하는 실전형 인프라 구축에 가깝습니다.
금융권은 이를 '예금토큰 상용화 가능성을 따져보는 실거래 검증 단계'로 봅니다.
발행 이후 단계에서 한강 2단계가 새로 얹는 것들을 네 축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발행·전환 — 예금과 예금토큰을 오가는 자동 전환. 발행 권한은 은행에 있습니다.
- 보유자 식별·인증 — 지문 생체인증처럼, 누가 토큰을 보유하고 옮기는지 확인하는 레이어입니다.
- 지갑·정산 — 개인 간 송금, 편의점 결제, 그리고 은행 사이의 실제 자금 정산.
- 감사·통제 — FDS·AML, 그리고 국고보조금을 목적대로 썼는지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통제.
발행 자체는 1단계에서 이미 됐습니다. 2단계가 어려운 진짜 이유는, 그 위에 운영·통제·감사를 전부 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남은 한계
현재 구조상 예금토큰을 직접 다룰 수 있는 주체는 은행으로 제한됩니다. 핀테크·빅테크 기업은 협력사 형태로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처럼, "한국은행은 기반 엔진과 구조를 제공하고, 실제 서비스 구현은 은행이 담당"하는 형태입니다.
예금토큰은 스테이블코인과 다릅니다. 한국은행은 'CBDC 예금토큰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으로 쓰자'는 일부 구상에 대해 "다소 앞서 나간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파라메타가 보는 지점
한강 2단계의 메시지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발행은 1단계에서 끝났고, 진짜 게임은 운영이다."
흥미로운 건, 1단계의 한계였던 "쓸 곳이 없었다"의 원인도 가맹점 숫자만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인증 절차 — 즉 보유자를 어떻게 확인하고 거래를 어떻게 통제하느냐 하는 운영 레이어의 문제가 함께 걸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2단계가 가장 먼저 손본 것도 생체인증과 자동 전환, 감사·추적 구조였습니다.
예금토큰을 '실제로 쓸 수 있게' 만드는 힘은 발행 기술이 아니라, 그 위에 붙는 신원확인·정산·감사·통제 레이어에서 나옵니다. 파라메타가 디지털자산 인프라에서 줄곧 발행 이후의 운영·통제 레이어에 주목해 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관이 지금 볼 포인트
한강 2단계는 '발행 가능성'이 아니라 '일상에서 돌아가는가'를 검증합니다. 그 성패는 운영 기능에 달려 있습니다.
예금토큰을 다루게 될 은행·공공기관이라면, 발행보다 신원확인·정산·감사·통제를 어떻게 운영하고 증명할지를 먼저 설계해 두는 쪽이 실거래·상용화 시점에 유리합니다.
앞으로도 파라메타는 이 흐름을 쉽게 풀어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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